WWDC에는 키노트와 세션 외에도 흥미롭고 재미난 행사들이 많이 있다.
보통 행사 시작 전날인 주일 저녁에는 아시아 개발자 리셉션이 있으며,
월요일 저녁에는 개발자 리셉션, 화요일 저녁에는 공식적이지는 않지만 여기저기서 자신들만의 행사가 진행된다.
수요일 점심에는 초청연사의 프레젠테이션이 있으며 (주로 픽사에서 온다)
저녁때는 Apple Design Award 와 Stump the Experts가 열린다.
먼저, ADA부터!
Apple Design Award
매년 WWDC 수요일 저녁때 열리는 Apple Design Award(이하 ADA)는
Mac OS X과 올해부터는 iPhone+iPod을 위해 개발한 제품 중 분야별로 가장 잘 만들어진 제품에 상을 주는 행사이다.
당선작에는 2대의 30" 시네마디스플레이, 2대의 17" 맥북프로, 아이폰, 아이팟, 2008년 WWDC 참가비, 체제비, 2009년 맥월드 부스 지원, ADC 멤버쉽 등 막대한 부상과 Design Award 수상작이라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주어진다.
학생 분야에도 1대의 30" 시네마디스플레이, 1대의 17" 맥북프로, 아이폰, 2008년 WWDC 참가비, 체제비, 2009년 맥월드 부스 지원, ADC 학생 멤버쉽 등의 부상이 주어진다.
선정 기준과 분야는 매번 조금씩 변하는데, 올해의 평가 기준과 선정 분야는 다음과 같았다.
평가 기준
Platform Innovation
User Experience
Technology Adoption
Performance Optimization
Automation
Sharing and Integration
선정 분야
Best Mac OS X Leopard Student Product
Best Mac OS X Leopard Graphics and Media Application
Best Mac OS X Leopard User Experience
Best New Mac OS X Leopard Game
Best Mac OS X Leopard Application
Best iPhone Web Application
iPhone Developer Showcase
각 분야별 후보작과 선정작은 다음과 같다.
Mac OS X Leopard
"Student Product"
선정작인 Squirrel의 경우, 맥마당 6월호에 리뷰했던 제품이라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상하게 이번 ADA 선정작 중, 맥마당 6월호에 리뷰된 소프트웨어들이 유난히 많았다.
맥마당의 정보력이 여기서 발휘되는 것인가?!
"Graphics and Media Application"
ScreenFlow는 예전에 왕수용씨가 멋진 프로그램이라며 한번 보여주었던 소프트웨어이다.
다른 스크린캡쳐 프로그램이 단순히 화면을 캡쳐하고 여러 파일 형식으로 변환하는 것 정도만을 제공했던 것에 비해, ScreenFlow는 튜토리얼이나 스크린캐스트, 비디오 팟캐스트 등의 목적에 맞도록 영상을 매우 쉽게 편집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User Experience"
내가 쓸 일이 거의 없어보이는 소프트웨어라 관심도가 좀 덜했지만, Macnification을 보면서 목적하는 시장을 분명히 알고 만든 제품의 강점을 느낄 수 있었다.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를 분명히 이해하고 있는 것, 그것이 성공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지름길이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였다.
"Game"
게임 분야는 맥 전용 게임들이 아니어서 좀 아쉬웠다.
뭐랄까 처음부터 윈도와 맥을 모두 지원하는 소프트웨어였다면 모르겠는데,
두 게임 모두 포팅된 녀석이라 아쉬웠다.
"Best Leopard Application"
Bee Docs' Timeline 3D는 내가 7월호 맥마당에 낼 리뷰 기사로 골라놓은 제품이었다.
아쉽게도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리뷰할만한 가치는 있는 녀석인 듯하다.
ScreenFlow가 Graphics and Media Application 분야와 Best Leopard Application 분야 두개의 상을 받아 실질적으로 2008년 ADA의 최고의 소프트웨어로 등극하였다. 하긴, 이번 ADA에 '우와~'하고 감탄이 저절로 터져나오는 소프트웨어는 ScreenFlow 밖에 없었던 것 같다.
"iPhone Web App"
"iPhone Developer Showcase"
iPhone용 Native Software 분야의 경우, iPhone SDK 베타버전 출시 후,
ADA 출품기한이었던 5월 중순까지 제출한 제품 중 5개의 소프트웨어를 선정하였다.
"Best iPhone Game"
Enigmo by Pangea
"Best iPhone Entertainment App"
AOL Radio by AOL LLC
"Best iPhone Social Networking App"
Twitteriffic (twitter client) by The Icon Factory
"Best iPhone Productivity App"
OmniFocus (task management) by The Omni Group
"Best iPhone Healthcare & Fitness Application Winner"
MIM (medical imaging) by MIMVista, Corp.
고작 두번째 ADA를 참관했지만, 작년에 비해 좀 실망스러웠다.
물론 작년은 처음으로 WWDC에 참석하는 거여서 뭐든 만족스럽지 않았겠냐만,
작년에 완벽에 가까운 진행을 보였던 두 진행자도 올해는 버벅이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작년처럼 감동의 물결이 오는 프로그램이 ScreenFlow 정도밖에 없었다는 것도 아쉬웠다.
그래도 출품해서 선정된 작품들은 높은 완성도와 품질을 자랑했고, 멋진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열정을 불태움과 동시에 높은 수준으로 인해 기운 빠지게 만들기도 하였다.
"That's it"이 크게적힌 슬라이드와 음악과 함께 ADA의 막이 내렸고, 언젠가 ADA의 무대 위에 내가 올라가는 날이 올거라 기대하며 다음 순서를 기다렸다.
두 행사 사이에 흘러나오는 음악을 기억하라! 그것이 티셔츠와 사은품을 선사할지니...
Stump the Experts
2007년에는 참가하지 않았던 행사인데, 작년에 참가했던 친구가 재미있었다고 하기도 했고
일단 한번쯤 참석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다함께 참석했다.
Stump the Experts는 이름이 의미하듯이 애플 엔지니어와 청중이 서로 황당한 질문을 던지며 노는(?) 시간이다.
청중은 애플 엔지니어들이 대답하기 어려운 "주로 애플, 맥, 아이폰과 관련된" 문제들을 던지고, 애플 엔지니어들은 5분 내로 답을 해야한다. 엔지니어들이 5분 내로 답을 하지 못하거나, 정답이 아닌 답을 말한다면- 질문한 사람은 티셔츠를 얻고 청중이 점수를 얻게 된다.
애플 엔지니어들도 청중을 위한 질문을 준비해오는데,
이 질문들도 마찬가지로 청중이 답을 하고 맞추는 경우는 티셔츠와 "상품"과 점수가 주어지고,
청중이 틀리는 경우는 엔지니어들에게 점수가 주어진다.
청중과 엔지니어들이 얻는 점수는 나중에 공개되어 그냥 신나하고 마는 정도로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애플 엔지니어들이나 참여하는 청중들이나 다들 독특하고 웃기는 사람들이라서 가만히 앉아 구경만 하고 있어도 즐거웠다.
ADA가 마치고나서 이 행사가 시작하기 전까지 나왔던 음악을 맞추는 경우에도 사은품과 점수를 주는데,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맞추기를 시도했다. 행사 중반까지 여럿이 시도했지만 두곡 정도밖에 맞추지 못했는데,
어느 누군가가 음악을 맞추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내용은 심각하게 축소되고 적절히(?) 왜곡되었음 - 다음날 쓰는 글이라 기억이 잘 안남;;;)
음악을 맞추려는 사람 : 나왔던 음악 전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을 보고 알아낸 거라서 컨닝(cheating) 하는게 아닌가 좀 걱정되네요.
진행자 : 뭐 그런건 상관 없습니다. 아이폰이 정답을 말해주지는 않았을 거 아닙니까?
음악을 맞추려는 사람 : 어... 아이폰이 말해줬을지도 모릅니다.
이 말에 다들 자지러졌다. 진행자는 일단 제대로 알고있는지 확인해보자는 의미에서 전체 곡 수를 물어보았다.
진행자 : 전부 몇곡입니까?
음악을 맞추려는 사람 : 7곡입니다.
진행자 : 맞습니다.
정확한 곡 수를 알고 있자 다들 술렁거렸다. 곧 그가 곡명과 아티스트 이름을 하나하나 또박또박 나열했다.
역시 그가 말한 곡명과 아티스트명도 정확하게 맞았다. 다들 놀랐고 진행자는 충격에 빠져버렸다.
진행자 : 대체 당신 누구고 뭐하는 사람입니까?
음악을 맞추려는 사람 : 아 전 누구누구고... (이름 기억안남) 직업은 얘기할 수 없을것 같군요
진행자 : 직업을 얘기해주세요.
음악을 맞추려는 사람 : 이걸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전 랜드마크 디지털에서 일합니다.
랜드마크 디지털이라는 회사이름이 나오자 뭔가 아는 사람들이 있는지 "우오"하는 함성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진행자 : 이해할 수 없군요. 그 회사는 대체 무슨일 하나요?
음악을 맞추려는 사람 : 음성 인식 일을 합니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고, 진행자도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실 멀리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폰이 답을 얘기해준거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었나보다.
이게 참 재밌었는데, 한글로 옮겨적으니 재미가 덜하구나 -ㅁ-;
내가 쓴 글은 재미없지만 실제 상황은 매우 재미있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는 Stump the Experts.
늦은 시각에 하는 행사라 많이 피곤할 수 있지만, 졸린 눈을 비비며 참석할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좀 더 제대로 즐겨주려면 참여하여 질문하고 대답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일지라도 애플의 과거 제품과 역사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지식이 없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질문과 재미있는 얘기의 많은 부분은 애플의 과거 역사와 제품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아 어제 너무 졸려서 못쓰고 잤는데, 지금도 너무 졸려서 대강 여기서 글을 마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