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개월전,
일기에게서 Apple Adjustable Keyboard를 선물로 받았었다.
받았던 당시, 상당히 기뻤지만 키보드의 크기에 비해 좁은 내 책상과 노트북을 자주 들고다니는 관계로 키보드를 책상위에 놓고 사용하기가 좀 불편해서 한번 꺼내본 이래로 계속해서 상자에 들어있는 채로 보관되어 있었다.
한달쯤전에 일기녀석이 전화해서는 iMate를 받았냐고 물어보길래 받았으나 아직 키보드에 연결해서 사용해보지는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래서... 좀 미안했다. -ㅁ-;
키보드를 어떻게든 내 책상에 위치시코고 사용할 방법을 강구해야했는데, 갑자기
iCurve가 생각이 났다.
그리핀사에서는 이제 새로운 버젼의 iCurve인
Elevator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 제품도 나름 마음에 들어서 잠시 미국에 놀러나간 눈덩에게 부탁하기로 결심했다.
(실은, 집에 프로젝터 램프가 나가버려서 램프를 사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여러 복잡한 이유로 정작 램프는 못사고 Elevator 만 사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우리집에선 티비를 안본다 -ㅁ-; 부엌에 달린 작은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는게 전부다.)
지난 주 금요일에 드디어 눈덩에게서 Elevator를 받을 수 있었고 드디어, 드디어, Apple Adjustable Keyboard를 사용해볼 수 있었다.

분해되어 뒤집혀있는 Elevator의 모습.

원래 나의 컴퓨터 세팅은 이렇다. 그냥 덩그러니 노트북이 놓여있고 그 옆에 마이티마우스를 놓고 사용한다.
책상 아래쪽엔 외장하드 두개와 외장 DVD드라이브가 하나 있다.
사진을 자세히보면....
...
...
...
나도 안다. 내 노트북이 때가 매우 많이 탔다는 걸.
빠른 시일내에 팜레스트 부분을 갈아야겠다.
자... 그 부분에 집중하지 말도록 하자.
;;;;

Elevator 위에 올려진 맥북의 모습.
처음 올려놓았을때는 상당히 어색했었다.
뭐.. 곧 키보드를 연결해서 사용하다보니 익숙해져버리긴 했다.
맥북의 방열에 상당히 도움이 되며, 내 어깨와 목의 통증을 더는데도 큰 몫을 할거라고 기대하게 되었다.
또...
자연스럽게 눈과 노트북LCD 사이의 거리가 더 벌어지게 되었고...
내 눈이 더 나빠졌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었다.
.
.
몇일간 사용해본 결과 Elevator에는 나름 만족하고 있다.
노트북 화면의 높이가 일반 데스크탑 정도로 올라오니 뭔가 더 편한것 같다.

iMate. ADB 포트를 USB 포트로 변경시켜주는 녀석이다.
Apple Adjustable Keyboard가 ADB를 이용하는 관계로 최신 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녀석이다.
뭐.. 이 녀석에 대해서는 별로 할말 없다. 자신이 해야할 일을 조용히 잘 수행해준다.
음... 근데 ADB로 오는 모든 신호를 다 소화해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 이유는 조금 있다가 살펴보도록 하자.
디자인과 색상이 좀(사실 상당히 많이) 마음에 안든다.

처음 세팅을 완성하고 난 사진.
우측에 있는 키보드는 펑션키와 숫자키, 그리고 방향키인데 엄청나게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두개의 키보드를 배치하기 위해서는 마우스를 한참 옆으로 치워놔야만 했다.

그래서 곧 펑션키보드는(?) 마우스 위로 치워졌고,
그닥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제는 다시 상자 속으로 들어갔다.
현재는 기본 키보드만 붙여놓고 사용하는 상태.
이제 키보드 자체를 잠시 살펴보자.

이 키보드에서 처음에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점은...
키보드에 나있는 돌기의 위치였다.
일반 키보드들은 왼쪽에는 F, 우측에는 J에 돌기가 나있어서
손을 놓을때 검지에 돌기가 느껴져서 키들의 상대적인 거리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녀석은.. 중지에 이 돌기가 느껴져서...
자꾸 오타가 난다. 손가락은 여전히 검지에 돌기가 느껴질 거로 생각하고 있어서... -ㅁ-;;;
이제는 그래도 좀 익숙해져서 오타는 좀 덜나는 편이다.

또 다른 특징중의 하나는 ESC키의 위치이다.
펑션키나 특수기능 키들은 일반 키보드의 키와는 좀 다른 요상한 버튼으로 생겼는데,
아직은 이 Esc 키의 위치가 익숙치 않아서 자꾸 다른 곳을 누르다가 (주로 틸데~)
마우스를 이용하거나(!) 겨우 생각해내서 이 버튼을 누른다.
빨간 불이 들어오는 CapsLock 키는 매우 마음에 든다. 후후후후후후

우측 맨 위에 있는 긴 버튼은 종료 버튼이다.
노트북에 있는 종료 버튼과 같은 기능을 하며, 뭐... 원래 사용하지 않던 키이기 때문에 그닥 헷갈릴 일도 없다. 후후후 :)
맨 우측에 보이는 네개의 버튼은 볼륨 조절버튼 3개와 마이크 버튼인 듯한 녀석인데..
이 네 놈은 작동하지 않는다!
(이게 위에서 얘기한 iMate 가 모든 신호를 다 전송하지는 않는 것 같다는 말의 근원이다)
뭐.. 오디오 볼륨을 조절할 일이 그리 많지 않고, 실제로 조절할 일이 있을때는 예전에도 거의 리모컨으로 조절했어서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다.
다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은 안타깝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검색해본 결과,
애플의 문서에 의하면, Mac OS X에서는 이 네 키들이 지원되지 않는단다.
흠... iMate의 잘못이 아니었군.
이제 마지막 불평.
우측에 위치한 쉬프트키와 방향키는 정말 최악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지만...
작은 싸이즈의 쉬프트키는 정말 너무너무 불편하다.
거의 대부분의 일은 왼쪽 쉬프트키를 이용하려 노력하고 있고(쉬프트키의 우측의 방향키를 누르기 쉽상이다) 우측 쉬프트를 이용하는 경우는... 정말 예상치 않던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럴때면 OS X의 Undo기능의 막강함에 감사를 표하게 된다.
그 옆에 위치한 키패드 역시 불편하기 짝이없다.
위 아래키와 좌우키가 그간 익숙해져있는 다른 방향키와 다르게 배치되어있어서..
커서를 원하는 곳에 이동시키려면 상당한 집중을 요한다.
익숙해지겠지만... 익숙해지는게 과연 좋을지 잘 모르겠다(방금전에도 우측 쉬프트키를 누르다가 위쪽 방향키를 누르게 되어서 글의 상당부분이 잘려 나갔다가 다시 Undo로 살려냈다 -ㅁ-)
자.
이제 불평을 접고 만족스러운 것들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보자.
난 키보드의 키감에 불만을 가지고 사용해봤던 적이 거의 없다.
(피씨방이나 친구집의 키보드가 너무 지저분하거나, 또는 속에 끈적거리는 것이 들어가서 타이핑 자체가 잘 안되었던 경우를 제외하고)
파워북의 키보드나, 프로키보드나, 맥북의 키보드 모두 만족하며 사용했었고, 각자의 느낌을 다 따로 좋아했었다.
이 녀석은 뭔가 더 탄력있는 느낌이다. 정말 키보드를 타닥타닥 입력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
사실, 이 녀석이 내가 써본 키보드 중 가장 비싼녀석이라 다른 녀석들과 비교해보기 뭐하지만...
키감 자체는 상당히 만족스럽다.(기억하라! 난 다른 키보드의 감에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다 -ㅁ-)
친구녀석의 집에 있는 로지텍 무선 키보드나.. 다른 일반 키보드들에 비한다면 확실히 탄력있는 키감이 더 매력적인 듯 하다.
키보드 매니아들이 사랑하는 해피해킹 키보드같은걸 써보지 않아서 대체 비교가 불가능하지만...
뭐, 난 만족스럽다고 :)
혹시 이 키보드를 구입해서 사용하고픈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세가지를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1) 숫자키패드, 펑션키가 배치되어있는 분리형 키보드까지 다 사용하려면 상당히 넓은 공간을 요한다.
2) 몇 가지 버튼들의 위치가 낯설 수 있고, 볼륨 관련키, 녹음키는 작동하지 않는다.
3) 우측 쉬프트키와 방향키의 배치는 불편하다. 키보드를 v자 모양으로 조절하면 왼쪽 부분에 모음'ㅠ'가 위치하게 된다. 즉 다른 모든 모음은 오른손으로 입력할 수 있으나 'ㅠ'의 경우는 왼손으로 입력해야한다. 뭐 조절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키보드를 일자로 놓고 사용하는 경우라면 상관이 없겠지만..
이중 가장 불편한 것은 우측 쉬프트키와 그 옆에 있는 위쪽 방향키이다.
이 녀석들을 잘못쓰면 글 한두줄을 꼭 날려먹게된다.
애플의 옛 제품을 사용한다는 매력, 그리고 탄력있는 키감. 또.. 나처럼 선물을 받은 경우라면,
위의 불편함을 참고 기쁘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프로 키보드나 그외 다른 키보드를 제쳐두고 이걸 구입해서 사용하는 것이 정말 좋다고 추천은 못하겠다.
그러나 일기. 정말 고맙다.
난 즐겁게 잘 사용하고 있어.
특히 덕분에 노트북을 내 눈높이에 맞춰놓고 사용하게 되었고, 팔목에 부담도 좀 더 덜게 된거 같아.
눈덩도 힘들게 Elevator 배달하느라 수고했어. 고마워!!
다른 녀석은 다음 글을 통해 소개하도록 할게. 후후
자 오늘은 이걸로 끝.
내일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그간 시간이 없어서 글을 못올려서.. (이 글은 장장 3일동안 작성했다 -ㅁ-)
이 키보드를 체험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우리집에 놀러오길~!